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78
상태바
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78
  • 장강뉴스
  • 승인 2024.10.21 1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작시 - 한다, 어떤 것

나는 옥수수를 먹는다
알알이 박힌 시간 같다

여관에서 나온 한 여자가 울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한다

전화기 너머에 있을 누군가의 표정을 상상해보는 시간 
여관은 도시가스 배관과 연통을 맨 채
비를 맞고 있다

빗방울은 반지에 박힌 보석 같다
아무에게서나 빛난다

당신을 생각한다
당신이 허락한 시간에 빗방울 목걸이를 해주고 싶다

호우경보가 발령되었으니
외출을 삼가시고

오래된 건물 위쪽의 검은 얼룩이 짙다
눈물로 짓물러진 마스카라 자국

어떤 울음은 너무 깊어서 청동 같다

나는 모르는 마음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이건 외출
아니면 방문

칩거가 좋겠다
초침은 외날 면도기처럼 시간을 깎는다

뚝뚝뚝 잘리는 눈물에는 뿌리가 없다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