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죽는 날까지 인격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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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죽는 날까지 인격을 높여라
  • 장강뉴스
  • 승인 2024.10.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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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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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이 세상에서 살아있는 동안 자기만은 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때가 되면 죽을 수밖에 없다. 이른바 수명이란 것이 있어서 생명을 영원히 이어갈 수 없다.

어릴 때는 미래가 무한히 열려 있다. 성장하고 발전하며 많은 것을 얻는다. 그러나 어느 시점이 되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고 삶이 정지한다. 오히려 하나씩 상실해가며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사람의 생명이 아닌 물건의 경우는 얼마든지 새로 장만할 수 있어서 슬플 일이 없다. 물건값이 비쌀 경우는 오랜 세월 동안 조금씩 저축하여 물건이 파괴될 때 준비할 수 있다.

이른바 감가상각비다. 자동차의 수명이 10년이라면 감가상각비를 계산하여 매달 그만큼씩 모으면 된다. 그러나 인간의 몸은 감가상각비를 아무리 많이 책정해도 소용이 없다. 젊음을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늙음에 대비해서 목숨까지는 되돌릴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것은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소위 노후대책이라는 것인데 보통은 돈을 열심히 모아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반드시 돈만 많이 모은다고 노후대책이 완벽해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건강을 열심히 쌓아나가서 노인이 된 후에도 활기차고 튼튼하게 살 수 있다면 이는 돈 못지않게 중요한 노후대책이다.

그래서 미래를 위해 돈과 건강을 준비해 간다고 하자. 더 준비할 것은 없는가? 그것은 바로 마음의 노화를 방지하는 것이다. 늙음이란 몸에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마음에도 찾아온다. 그리하여 삶의 질을 급격히 하락시킨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노인이 되면 정신력이 쇠해지고 심지어 파괴되어 남과 어울리는 일이 젊은 시절과 같지 않다. 늙으면 인격마저 상실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어린애처럼 굴거나 까다롭고 멍청해진다. 남에게 불쾌함이나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젊었을 때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그렇게 변한다. 사실 이것이 가장 슬픈 일이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정신까지 그래서야 되겠는가? 인간은 정신적 존재라고 그토록 열변을 토하던 사람도 볼품없이 변하게 된다.

그런 모습을 보면 허무하기 그지없다. 만약 인간이 나이 들어서도 정신 혹은 인격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인생이 얼마나 위대해지겠는가?

그러나 인격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젊어서 추구하던 인격 교양 가치관 등은 어느새 사라지고 속물로 변하는 것이다.

어째서 이런 상황이 나타나는가. 그것은 인격에도 수명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열심히 물질을 추구한다. 책도 읽고 인격도 쌓다가 머지않아 슬쩍 꼬리를 내린다. 인격이 밥 먹여 주나라고 외치면서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추구하고 위대한 성품은 정신 줄을 놓듯이 놓아 버린다.

이른바 속물이 되는 것이다. 내가 오랜 세월 사람을 관찰해보니 보통 사람은 대개 50세 정도가 되면 인격 수명이 다하는 것 같다. 사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50세쯤 되면 속물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정말 그렇게 되어도 괜찮은가? 아니다.

인간다운 삶을 놓아 버릴 수는 없다. 어떻게 하든 인격수명을 늘려야 한다.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말했다. “왜, 여러분은 현실이 부귀영화를 추구하는 것만큼 인격을 추구하지 않습니까?” 공자는 노년에 이르러 이렇게 말했다.

“마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다 맞았다(從心所欲 不踰矩).” 위대한 사람이란 본시 몸이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은 법이다. 보통 사람들은 몸이 늙어감에 따라 정신도 늙어간다. 하지만 우리의 인격은 반드시 나이 들어가면서 상실되거나 파괴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 관리를 소홀히 하면 그렇게 될 뿐이다.

인간 수명은 늘리라고~, 죽는 그날까지 말이다. 인생이란 인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행복해지는 법이다. 그리고 강해진다. 힘 있는 젊은이보다 훨씬 강해지는 것이다. 인격수명을 늘리는 좋은 방법이 있는가? 옛사람이 말한 많은 사람들이 있다.

젊어서 많은 책을 읽고 위대한 사람이 되겠다는 포부를 키우고 매사에 반성하고 몸과 마음을 항상 경건히 하고 인격의 가치를 추구하고 성인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하늘을 공경한다면 인격 수명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주역에서는 건위천(乾爲天)이라는 괴상에 대해 군자이자강불식(君子以自强不息)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이는 하늘의 섭리를 이어받는다는 뜻이다. 그러니 영원히 수행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인격이 아주 높아진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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