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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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71
  • 장강뉴스
  • 승인 2024.07.2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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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 벽돌의 외면

개미 9가 쿵쾅쿵쾅 걸어갑니다 코끼리 귀에는 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내 귀에는 천둥소리보다 크게 들립니다 나는 개미 7의 허리에서
치자꽃 향기를 맡습니다 아직은

너는 아이스크림이고
나는 벽돌이야

너는 흔들리고 
너는 스미고 있어서

너는 있는 중입니다

개미 1이 굴에서 나옵니다 
혈거시대를 끝낼 때도 되었지만 개미들은 도무지
아파트를 짓지 않습니다 

너와 나는 다른데 언제든 
네가 녹아서 내가 될 것 같구나

믿을 수 있는 건 냄새야 
어떤 소리에도 흔들리지 마
향기는 먹을 수 없거든

개미 2가 걸어 나오며 두리번거립니다 
내 몸에서 점점 네가 사라지고 있어서

딱딱한 내 몸에 너를 다 들이면 나도 너처럼 자유롭게 망가질 수 있을까

너는 정처가 없어서 불만이고
나는 정처만 있어서 견디기 어렵습니다

개미 3은 아픕니다 개미 3이 아프다고 개미 4도 아픈 건 아닙니다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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