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고향사랑기부제와 함께하는 따뜻한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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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고향사랑기부제와 함께하는 따뜻한 한가위
  • 장강뉴스
  • 승인 2024.09.0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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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희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 위원장
윤명희 전남도의원
윤명희 전남도의원

 

무더웠던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한가위가 성큼 눈앞으로 다가왔다. 추석 하면 떠오르는게 아련한 고향의 추억이 아닐까. 고향을 찾아가는 추석을 앞두고 고향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마음의 안식처인 고향이 어쩌면 더 이상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지 못할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고향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방편으로 도입된 제도 중의 하나가 ‘고향사랑기부제’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자가 현재 주소지를 제외하고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자체에 일정액을 기부하고 세액 공제와 답례품 등의 혜택을 받는 제도이다.

우리 도는 지난 한 해 전체 모금액의 22%에 해당하는 143억 원의 기부금을 모아 전국에서 가장 많은 기부금을 거둬들이는 성과를 올렸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우리 도로서는 가뭄에 단비같은 재원으로 고향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느껴지는 향우들의 정성이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다양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전남도는 대형 세탁물 처리가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한 세탁·건조 서비스를 진행 중이고, 곡성군은 ‘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하세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지정기부 사업으로 전국적 관심을 끌고 있다.

아울러 장흥군, 담양군, 보성군, 장성군 에서는 언어발달이 늦은 유아 대상 언어발달 치료 상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병원 동행·퇴원 환자 통합 돌봄 사업, 식당에 무장애 경사로 설치와 다문화 가족 소통아카데미 운영, 풀뿌리 주민자치 활성화 사업 등을 각각 펼치며 시·군 특성에 맞는 기금사업 발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고향사랑기부금이 지역현안 해결의 물길을 트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아쉽게도 이제 막 시행된 제도이다 보니 시행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사례 또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현재 22개 시·군 중 9개 지자체와 전남도만 고향사랑 기금사업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기부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조차 모호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자칫 정책 활용에 대한 고민은 뒷전이 되고 일단 기부금을 유치해 재정을 확대하는 데에만 공력이 치중되어 귀한 기부금이 형식적으로 쓰일까 우려된다.

일반적으로 기부금 유치에 있어 중요한 것은 ‘내가 기부한 돈이 얼마나 보람있게 쓰이는지, 기부 수혜자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되는지’를 기부자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주는 일이다. 때문에 모금액 활용은 고향사랑기부제 초기부터 제도 성공의 열쇠일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수반한 특별한 경우라 답례품·세액공제만으로도 기본적인 참여 유도가 가능하겠지만, 기부 액수의 유의미한 확대와 지속성 담보를 위해서는 기부자들에게 ‘원초적 미끼’가 아닌 ‘내실 있는 계획’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보다 먼저 고향납세제를 도입한 일본의 사례에서도 ‘의미있고 이슈가 되는’ 사업에 기부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눈여겨봐만 한다. 전문가들도 답례품이 초기 기부 유치에 역할을 하는 건 맞지만 지속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결국 이 제도가 활성화되려면 각 지자체가 기부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사업을 제시하고 보람을 느끼게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지난 6월부터 고향사랑기부제 지정 기부가 도입되어 기부자가 지자체의 사업을 선택해서 기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지자체와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여 기부금 사용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해당 사업이 기부자의 고향사랑을 올곧이 실천하고 지역발전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곧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온다. 한가위 큰 보름달은 알차게 여문 곡식과 닮아있어 풍요를 의미한다고 한다. 넉넉한 결실의 계절 한가위에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 따뜻한 마음을 보내는건 어떨까?

고향을 지키고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도록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다함께 온정을 전하는 풍요로운 명절이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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