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득량만 여자들
처벅처벅 갯물 드는 득량만에서는
어느 물 어느 갯것도 뻘밭 여자들의 몸을
거치지 않는 게 없다
진뜩찐득한 뻘에 다리를 박고
찐득찐득한 뻘을 이기다보니
유난히도 속이 깊어졌다는 득량만 여자들
눈물보다 짠 바닷물을
그냥 소금물이라고만 여기는 자는
득량만을 바로 보지 못한 것이다
온몸으로 갯것들을 낳고 기르며
갯것들을 거두는 손길
갑자기 인 파도가 깊은 곳을 닥쳐 간 뒤에도
오메, 저 잡것이 거시기를 더터부네이잉 하고는 또
운명처럼 생명을 기르시는 여신들
득량만에 사는 목숨이라면
키조개, 꼬막, 매생이, 뻘낙지, 꼬시래기까지
그녀들의 살을 거치지 않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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